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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의 소리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월요 시국미사


2017.04.03





"가거라. 그리고 이제부터 다시는 죄짓지 마라."


강론_민경일 신부_서울교구 (재)바보의나눔


아마 다들 기억을 못하시겠지만, 제가 작년 5월에 이곳 세월호광장에서 미사강론을 할 때에, “혁명이필요하다”고 말씀드린적이 있었습니다. 저는 사실 진짜 혁명이 필요하다라 말씀드리고 싶었지만, 과하게 들릴까 나름 우려를 하여 ‘마음의혁명’ 정도로많이 순화해서 말씀드렸었는데, 진짜 혁명이 일어나버렸죠?  지난 가을부터 시작해서 지난 3월말까지, 우리의 촛불혁명이 일어났었고, 참 많은 것이 바뀌기도 했습니다.  새로운 독재정권은 탄핵, 구속되기에 이르렀고, 이제 우리는 정권이 진짜로 바뀔수 있는 중대한 시기에 와 있습니다. 그리고, 그리고나면, 좀 더 많은 것을 바꾸고, 좀 더 많은 것을 밝힐 수 있겠죠.  이럴줄 알았으면, 그때 마음의 혁명 만이 아니라 진짜 혁명이 필요하다고 좀 더 세게 말할걸 그랬습니다.



  오늘의 긴 독서는 죄없는 자가 벌을 받지 않고, 악인은 그 댓가를 치루게 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오늘 독서에서는 수산나라고 하는 한여인이, 음모로 인해 죽을 위험에 쳐했다가 결국은 사실이 밝혀져 목숨을 구하고, 오히려 그를 해하려 했던 두 노인이 화를 입는 내용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 복음에서는 또한 여인이 위기를 모면하죠. 간음하다 현장에서 붙잡힌 여인이, 돌에 맞아 죽을 위험에서 예수님에 의해 죽지 않고 살아나는 내용입니다. 오늘의 이시점에, 죄를 많이 지은 어느 한여인이 지난주말에 구치소로 들어간 이시점에, 또어 떤분들이 오늘의 말씀들을 나쁘게 이용해서, “여인을 벌하지 말고 살려줘라”는 논리로 써먹을지 않을지 걱정은 됩니다만, 그건 오늘의 말씀들을 잘못 이해한 결과라고 미리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여인을 살려주자는 이야기가 오늘 말씀의 핵심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의 핵심은 예수님께서 마지막에 하신 말씀일 것입니다. “가거라. 그리고 이제부터 다시는 죄짓지마라.”



  이 말씀이 오늘 말씀들의 핵심이라는 것은 오늘의 복음환호송에서 다시한번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시한번 떠올려볼까요? “주님이 말씀하신다. 나는 악인의 죽음을 바라지 않는다. 악인이 자기길을 버리고 돌아서서 살기를 바란다.” 다른언어로 명확해지십니까? 주님은 악인이 죄를 지었다고 해서 바로 죽기를 바라시는게 아니죠. 당연합니다. 하지만 그냥 돌려보내시는건 아닙니다. 즉각적인 사면이 아니죠. 자기길을 버리고 돌아서서 “다시는 죄를 짓지 않기를” 바라시는 겁니다. 그런데 그가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지 않고, 다른것을 꿈꾼다면, 자기길을 버리지 않 고생명을 선택한다면, 사면할 수 없습니다. 뉘우치고, 돌아서고, 다시 죄짓지 않도록, 구속시키고, 교화해야죠. 이건 그사람을 죽이고 버리자는 것이 아닙니다. 생명의 길을 선택하도록, 자신의 모든 악의 길을 버리도록 간절히 바라는, 그리스도교적인 사랑의 마음이죠.


  오늘 4월3일은 우리 대한민국 현대사의 잘못된 단추, 그 초기에 있었던, 다시 떠올리기만 해도 마음 아픈 제주4.3 사건이 있었던 69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이자리를 빌어, 억울하게 희생당하신 4.3사건의 희생자들과 그 유족들, 그리고 정권에 의해서 억울하게 희생된 세월호 희생자와 미수습자들, 그리고 유가족들을 비롯한 모든분들을 기억합니다. 4.3 사건은 정권이 “치안, 혹은 안정”이라는 이유로 자신의 정권유지에 해가 되는 사람들을, 아니 사실은 그걸 핑계로 무고한 시민들을 정부가 직접 살인한 대표적인 우리 역사의 아프고 아픈 한페이지입니다. 그런데 4.3은 끝나지 않았죠. 그이후로 정권은 자신들의 정권유지를 위해서는 온갖  가짜소문들을 만들어내고 이를 이용해, 그들을 ‘공산주의자’로 몰아 처단해왔습니다. 그리고 그 정권의 후예들은, 때로는 군부로, 때로는 직업정치인으로 겉모습을 바꿔오긴 했지만, 오늘날에도 정치적 반대자들을 ‘빨갱이’로, ‘공산주의자’로, 그리고 요즘은 ‘종북’이라는 말을 써오면서 처단해오고 있었습니다. 자신들의 정권의 “안정”을 위해서는, 물에 잠겨 목숨을 잃어가는 생명들을 구하지 않고 진실을 숨기려 하기도 해왔습니다. 이제 진실이 떠오르고 있습니다. 진실이 서서히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제 그런 아픈 역사를, 나쁜 역사를 바꿀 수 있는 기회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지금 또 한번 정신차리지 않는다면, 저들의 후예들은 또다시 기회를 엿보고 다시금 기어올라 국민들 위에서, 가장 비복음적인 방법으로 국민들을 제압하고 통치하려 할 것입니다. 우리가 정신차려야할  때입니다. 


  가톨릭사회교리를 비롯한 교회의 가르침은 언제나 우리에게 약자의 편에, 가난한 이들의 편에 서있으라고 가르칩니다. 부자들이 자신의 것을 가난한 자들과 나누는 것은 자선이라는 선택사항이 아니라 의무라고 교회는 가르칩니다. 부자들은 자신의 재산이 원래 가난한 사람들이 가졌어야 했을 것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교부들은 가르쳐오기도 했습니다. 당연히 그래야죠. 그런데 현실적으로 어떻게 할까요?  현실을 생각하다보면 우리 교리는, 특히 사회교리는 이상적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고들 하죠. 그래서 때로는 이상과 현실이 타협해야 한다고 말이죠. 그런데 말입니다, 그런 타협은 우리가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건 정치인들이 하는 것이죠. 그런데 정치인들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이상과 현실을 타협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이상을 대변할 것으로 여겨지는 정치인들은 이미 그들안에서 현실과 한번 타협을 합니다. 그리고 우리의 이상과 정반대에 있는 또다른 직업정치인들과 타협을 하겠죠. 그들은 이상과 현실을 타협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과 타협된 이상을 놓고, 이상의 반대되는 또다른 의미의 ‘현실’과 다시한번 타협을 할겁니다. 그러니, 우리가 이미 현실과 타협한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그러면 정치인들은, 그나마도 우리 이상과 가깝다고 생각해온 정치인들은 이미 현실과 타협된 이상, 그보다 훨씬 낮은 단계에서 다시한번 그들의 현실과, 그리고 그반대편과 연달아 타협을 하게 될겁니다. 그러면 세상은 바뀌지 않습니다. 우리는 현실과 타협해서도, 이제 됐다고, 혹은 된 것 같다고 기뻐하고 만족하고 있어서도 안됩니다. 87년 민주화항쟁이 있고난 후 30년의 세월동안, 고작 10년만의 이른바 민주화정권이있었음을 우리는잊어서는 안됩니다. 민주화항쟁 이후에 우리의 타협된 이상은 군부정치인을, 그 군부와 야합한 직업정치인을, 국민의 세금으로 사리사욕을 채운 장사꾼을, 그리고 독재자의 딸로서 나라 전체를 말아먹은 무능하기 짝이 없는 허수아비를 정권의 대표로 뽑아버렸습니다. 우리는 잊지 않아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의 이상을 현실이라는 허상과 타협해서는 안됩니다. 그건 죄인 이돌아오기를 바라며 용서해주시는 예수님의 모습이 아니라, 자신의 죄가 두려워서, 그리고 자신에게 해가 돌아올 것을 두려워하여, 들고 있던 돌을 내려놓고 슬금슬금 자리를 피했던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 곧 또 다른 죄인들의 모습에 지나지 않습니다. 오히려 예수님은 “다시는 죄짓지말라”는 준엄한 명령을, 현실과 타협하지 않는 이상적인 명령을 강하게 내리십니다. 사실 죄인이 다시 죄를 짓지 않는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죠. 음주운전, 한번도 안한 사람은 있어 도한번 해본 사람은 없다고들 하지 않습니까?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현실이 그렇게 어려운 일임을 아는데도 불구하고, 거기에 주저하지 않고 이상을 외치는 것이 오늘날 우리가, 교회가 해야 할 몫일 것입니다.


  오늘 4월3일, 다시 한번 우리의 아픈 역사를 기억하면서, 그리고 오늘 주님의 이상적이신 가르침을 기억하면서, 이제 역사를 만들어가야 할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다시한번 다짐할 수 있는 우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가거라. 그리고 이제부터 다시는 죄짓지 마라.”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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